며칠 전 통풍 발작이 겨우 가라앉았다. 그런데 그 주에 회사 회식이 잡혔다. 안 가기도 눈치 보이고, 분위기도 애매해서 '이번엔 괜찮겠지' 하고 참석했다.
아침 약 복용 완료, 회식은 최대한 조심하려 했습니다
아침엔 콜킨정을 챙겨 먹었다. 저녁에 하나 더 먹고 버텨보자는 생각으로, 가방에 약 하나 넣고 출근했다.
하지만 결국 잔은 내 손에 와 있었습니다
자연스럽게 술이 돌았고, 버티다가 결국 짠 했다. 분위기에 눌려 마셨지만, 마음은 무거웠다.
그날 제 전략은 술 + 물, 그리고 안주 절제
잔은 들었지만, 저는 이렇게 대응했다.
1. 안주는 손도 안 댔고
2. 물을 말 그대로 폭탄처럼 마셨다.
500cc 물컵을 계속 리필하며 리터로 치면 4L는 넘게 마셨다. 동료들은 “하마냐?”, “배 안 부르냐?” 하고 웃었지만, 속으로는 요산과 싸우는 중이었다.
안주는 왜 안 먹었냐고요?
통풍 환자에게 고기류 안주는 고퓨린 지뢰다. 삼겹살, 족발, 전골… 다 피했다. 술도 위험하지만, 저는 안주가 더 무서웠다.
다음날, 아… 다행히 멀쩡했습니다?
그날은 운 좋게도 다음날까지는 몸이 괜찮았다. “오 이번엔 괜찮았나보다.” 잠시 그렇게 생각했지만, 아니었다.
결정타는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
텁텁한 입 때문에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다. 근데 몇 시간 후 발등이 욱신거리기 시작했고, 결국 병원에서 주사 맞았다.
왜 아이스크림이 문제였을까?
아이스크림 속 과당 성분이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. 술 다음날 단 것 찾는 습관, 통풍에겐 위험하다.
통풍이라는 병은… 설명하는 게 더 아플 때도 있습니다
“황제병이래매?” “잘 먹어서 생긴 거라며~” 똑같은 말들을 들을 때마다 요산 결정,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증… 다시 설명하지만, 늘 허망하다.
통풍보다 더 아픈 건, 그때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말일지도 모른다.
통풍은 예고 없이, 빠르게 찾아옵니다
아침엔 멀쩡했던 발이 점심 전부터 못 디딜 만큼 아플 수 있다. 예고도 없고, 속도도 빠르다.
전날 마신 물도, 안 먹은 안주도, 결국은 '방어 실패'로 돌아왔다.
그래서 이 글을 남깁니다
술은 마셨고,
안주는 안 먹었고,
물은 엄청 마셨고,
결과는 발작 + 아이스크림 + 병원행.
누군가에겐 별일 아닌 회식이었겠지만, 나에겐 몸과 마음을 다 쓴 하루였다. 이렇게라도 남겨둔다. 나한테는 기록이고, 누군가에겐 조용한 경고니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