콜킨정을 먹고 나서 몸이 이상했다. 가슴이 괜히 두근거리고, 소변도 묘하게 시원하지 않았다. 약이 안 맞는다는 느낌. 그래서 그냥 끊었다. 몸이 곧장 반응했다.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왔다. 그래서 생각했다. 이제는 약 말고, 내 방식대로 해봐야겠다.
그때부터 식단을 확 바꿨다. 별거 없다. 방울토마토, 삶은계란. 하루 두 끼. 그걸로 한 달 이상 버텼다. 맛이 질리긴 했지만 먹는 건 단순했고, 통풍 증상도 없었다. 배는 안 고픈데 마음이 좀 허했다. "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" 싶기도 했고.
Q. 정말 방울토마토와 삶은계란만으로 통풍 증상이 줄었나요?내 경우엔 그랬다. 고기도 안 먹고, 맵고 짠 음식도 싹 끊고 그 두 가지만 먹었더니 관절 붓기나 통증이 안 왔다. 단순한 식단 덕에 몸이 쉴 틈을 찾은 느낌.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건 안다.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록이다.
운동도 했다.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바로 나갔다. 그냥 걷기. 1~2시간쯤 음악 없이 천천히. 힘든 건 없었다. 오히려 그런 시간이 좋았다. 혼자 걸으면서 생각도 정리되고, 뭔가 "다시 정비되는 중"이라는 느낌이었다. 그렇게 두 달쯤 지나니까 체중이 10kg이 빠졌다.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.
Q. 걷기만으로 그렇게 살이 빠질 수 있어요?나는 빠졌다. 물론 식단이 워낙 제한적이어서 그런 것도 있다. 단순히 걷기만으로 빠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, 아무튼 운동은 매일 했다. 하루도 안 빼고. 다이어트보단 루틴을 만들자는 마음이 컸다. 그게 몸에 맞았던 것 같다.
살이 빠지면서 통풍도 사라졌다. 붓지도 않고, 아침에 발을 딛는 느낌이 가볍다. 약을 안 먹고 이 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. 뭔가 해냈다는 자존감도 올라왔다.
그런데 힘이 없어졌다.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, 어느 날 계단을 오르는데 허벅지에 힘이 안 들어갔다. 양팔도 힘이 없고, 예전보다 오래 서 있기가 어려워졌다. 살이 빠진 게 아니라, 근육이 빠졌던 거다.
Q. 그렇게 살 빼면 부작용 없나요?있었다. 정확히 말하면 ‘없는 줄 알았지만 있었다’. 영양이 부족했고, 몸이 허약해졌다. 그땐 무서워서 식단을 고집했다. 뭐라도 잘못 먹으면 통풍이 재발할까 봐. 그 집착이 결국 내 몸을 무너뜨리고 있었던 거다.
지금은 식단을 다시 조절하고 있다. 단백질도 챙기고, 고구마나 채소도 추가했다. 걷기는 여전히 한다. 단 하루만 쉬었을 뿐 거의 매일 한다. 근육은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. 체중은 약간 올랐지만 몸이 좋아지고 있다.
나한텐 그게 더 중요한 일이다. 더는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. 내 몸은 숫자보다 리듬에 반응한다.